7080올드팝:로드 스튜어트 ,Sailing, 원곡보다 더 유명해진, 정서적 귀향,항해

Rod Stewart의 대표곡 ‘Sailing’은 1975년 발표 이후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평화, 이별, 자아 탐색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잡았습니다. 느린 템포의 발라드에 실린 단순하고 반복적인 가사, 그리고 Rod Stewart 특유의 거칠지만 진솔한 보컬이 어우러져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국의 ‘국민 팝송’으로 불립니다.

이 곡은 항해라는 테마를 빌려,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여정을 담았으며 폭 넓게는 전쟁 중 귀향하지 못한 군인, 먼 타지에서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민자, 그리고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한 청춘들에게까지 깊은 공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영국의 국민팝송으로 불리는 명반 출처: www.pixabay.com

원곡보다 더 유명해진 곡

‘Sailing’은 원래 1972년 The Sutherland Brothers Band가 발표한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Rod Stewart가 1975년 자신의 앨범 <Atlantic Crossing>에서 이 곡을 커버하면서 전혀 다른 생명을 얻게 됩니다. 이 커버는 발매 즉시 영국 싱글 차트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Rod Stewart의 커리어에서도 가장 큰 히트곡 중 하나가 됩니다.

‘Atlantic Crossing’(대서양 횡단)이라는 앨범 타이틀은 당시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활동 기반을 옮기던 Rod Stewart의 현실을 반영하며, ‘Sailing’은 마치 그의 음악적·개인적 항해를 은유하는 대표 트랙으로 자리잡습니다. 또한 이 곡은 훗날 영국 해군 모집 광고, BBC 전쟁 관련 다큐멘터리 삽입곡, 추모 행사 배경음악 등으로 활용되며 공식·비공식적으로 ‘평화와 이별의 국가(國歌)’ 같은 상징성을 얻습니다.

 

 

항해를 통한 귀향의 의지, 헌정

가사에서 반복되는 “I am sailing, I am sailing…”은 단순한 문장이지만, 마치 기도문처럼 울려 퍼지는 정서적 힘을 가집니다. Rod Stewart는 이 곡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고자 하는 강렬한 귀향의 의지와 존재론적 외로움을 전합니다.

실제로 이 곡은 영국에서 포클랜드 전쟁(1982년) 당시 귀환하지 못한 병사들을 위한 헌정곡으로 불렸고, BBC는 1987년 이 곡을 배경으로 전쟁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국민적 감정과 연결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이민자나 외국에 나가 있는 가족을 둔 이들에게도 ‘Sailing’은 영혼의 메시지를 띄우는 노래로 사랑받았고, 누군가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정서적 연결을 제공해 왔습니다.

음악적 구성, 간결함이 주는 울림의 힘

‘Sailing’은 복잡한 편곡 없이 서서히 빌드업되는 클래식 팝 발라드 구조를 따릅니다. 초반에는 단순한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이어서 등장하는 스트링과 백코러스는 노래가 말하고자 하는 정서적 크레센도를 고조시킵니다.

Rod Stewart의 보컬은 이 곡에서 특히 빛납니다. 그의 목소리는 거칠지만 애틋하고, 감정을 직선으로 표현하는 로큰롤의 방식과 잔잔하게 감정을 쌓아가는 팝 발라드의 섬세함이 공존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반복되는 “I am sailing”은 마치 청자의 감정 안에서 울림처럼 되풀이되며, 마음속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느낌을 줍니다.

이런 감성적 구성은 장례식, 추모식, 퇴역식 등 ‘공식 이별의 장’에서 이 곡이 자주 쓰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항해 중인 시대의 노래

‘Sailing’은 시간과 장소, 대상과 세대를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감정의 노래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보내는 것, 잃어버린 길에서 방향을 찾고자 하는 것, 그 자체가 인생이라는 항해임을 이 곡은 단순하지만 깊이 있게 말합니다.

Rod Stewart는 이 곡을 통해 단지 ‘팝 스타’ 이상의 정서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Sailing’은 노래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집단적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곡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는 마음의 바다에 띄워지는 항해의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