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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영화음악(OST)

7080영화음악: 영웅본색, 당년정(當年情),장국영, 주윤발

by 5060mystory 2025. 8. 3.

입에 성냥개비를 물고 다니는 남자, 치렁한 긴 바바리코트가 대유행을 하고, 장국영의 울부짖는 공중전화 씬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최고의 화두였던 시절이 있었죠. 1986년, 홍콩 영화계에 폭풍처럼 등장한 영화 영웅본색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 ‘느와르 열풍’을 몰고 온 명작이죠. 그리고 이 영화의 감성을 두 배, 세배 깊이 있게 만들어준 주제가가 바로 장국영이 부른 “당년정(當年情)”입니다. 형제애, 우정, 배신, 정의라는 테마를 한층 드라마틱하게 만든 이 곡은,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홍콩 영화의 화영연화 시절 대작, 영웅본색
홍콩 영화의 화영연화 시절 대작, 영웅본색 출처: www. unsplash.com

 

‘영웅본색’, 아시아 청춘들의 새로운 아이콘

《영웅본색》은 주윤발, 장국영, 적룡이라는 세 스타가 등장한 범죄 느와르 영화로, 단순한 총격전이 아니라 형제애, 우정, 명예와 죄책감이라는 깊은 감정선이 녹아든 작품입니다. 홍콩 느와르 특유의 빠른 전개와 스타일리시한 연출, 주윤발의 성냥개비 씹는 캐릭터는 청춘의 비극성과 멋을 동시에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죠. 한국에서도 당시 극장가는 물론, 불법 비디오와 명화극장을 통해 널리 퍼졌습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는 가죽 롱코트와 선글라스, 슬릭백 머리 등 ‘주윤발 스타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습니다. 《영웅본색》은 그저 액션영화가 아닌, “멋지게 슬플 수 있는 청춘”의 상징이자 시대의 감정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장국영이 노래한 의리와 슬픔, 단년정

“當年情(당년정)”은 한자로 ‘그 시절의 정(情)’을 뜻합니다. 장국영이 부른 이 노래는 영화의 핵심 테마를 그대로 담고 있으며, 잔잔한 멜로디와 함께 숨죽이며 울던 장면들에 완벽하게 어우러져 관객들의 심장을 조용히 파고들었습니다. 이 곡은 영화에서 흐르기 시작하면 감정이 자연스럽게 극대화되며, 대사의 빈틈을 채워주는 감정의 중추 역할을 하죠. 장국영 특유의 절제된 감성과 고독한 창법, 그리고 슬픈 듯 따뜻한 음색은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노래로 이어갑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노래가 본래 다른 곡으로 대체될 뻔했지만, 감독 오우삼이 장국영의 음악적 감성과 스타성을 믿고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 결과 “당년정”은 영화 OST의 대표곡으로 남았고, 장국영 또한 가수로서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었죠.

홍콩 로망, 의리의 멋

한국에서 《영웅본색》과 “당년정”은 단순한 영화, 단순한 음악 이상의 상징이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은 이 영화의 대사와 음악을 통째로 외우며 ‘형님 문화’, ‘의리’, ‘멋’에 열광했죠. 라디오에서는 “당년정”이 피아노 버전이나 가요풍으로 편곡되어 방송되었고, 음악다방에서는 이 곡을 신청곡 1순위로 꼽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첫 이별을 겪은 친구의 BGM, 친구의 군입대를 배웅하며 눈물지은 장면에도 늘 “당년정”이 배경처럼 흐르곤 했습니다. 그 시절, 이 노래는 감정의 기폭제였고, 지금 다시 들어도 고독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위로의 음악으로 다가옵니다. 의리에 죽고 사는 당시의 끈끈함. 지금은 조금은 냉냉하지만 자신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현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 친구아이가, 내가 좀 손해봐도 너가 좋다면.. 시절 인연들과 아낌없이 나누던 그 때의 행복이 그립네요. 그 인연들이 지금도 곁에 있다면 진정한 당신이 승자입니다.

 

 

👉 유튜브에서 ‘장국영 – 當年情 (영웅본색 OST)’를 검색해보세요.

노래 한 곡이 영화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릅니다.